[타인의 시선] 잊혀지는 땅, 강정
오늘도 구럼비가 웁니다. 여전히 해군기지를 막아선 이들은 그 울음소리에 맞춰 춤을 춥니다. 한껏 흥이 서린 춤사위는 드나드는 대형트럭을 멈추고 길 잃은 갈매기의 날갯짓에 힘을 실어줍니다. 입 다물고 살라는 나라님들의 추상 같은 호령소리도 이때만큼은 꼬리를 내려 잦아듭니다. 소리 없이 잊혀져가는 땅, 강정. 이젠 형체를 알아볼 길 없이 죄다 깨져나간 구럼비 바위들이 수장된 바닷속에서 흐느낍니다. 잊지 말아 달라고 오늘도 웁니다.
임종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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