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자본주의의 초상 #23
걸어다녀야 할 보도를 기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잃고 해고자, 비정규직으로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골리앗 크레인에, 굴뚝에, 철탑에 올라 자신들에게 가해진 부당한 처사를 알리는 이들입니다. 십년의 세월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발끝만 보고 가느라 그들을 못 보는 듯합니다. 그래서 가장 낮은 땅바닥에 엎드립니다. 땅이 되고, 뿌리가 되고, 나무가 됩니다. 뿌리는 서로 얽히고 가지는 서로 기대어 숲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연대라 부릅니다.
서영걸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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