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일엽편주
남도의 남쪽, 서귀포 표선 앞바다에서 오징어배 한 척이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를 헤치고 조업을 나서고 있다. 갑판이 파도 속으로 사라졌다가 떠오르길 거듭하면서 위태롭게 먼바다를 향해 나간다. 행여 뒤집힐까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한다. 어스름 해질녘 수평선 끝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불을 밝힌 선단을 보며 그제야 안도했다. 우리네 삶도 이 배와 다를 바 없음에 진한 연대감을 느낀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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