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시간이 인간에게
어느 날 근육질 벽돌을 쌓고 기름진 시멘트를 발라 탄생한 꿈의 방주. 어느 날 붉은 옷을 입고 젊음을 뽐내고 북적북적 항구에서 손님깨나 받았겠지. 어느 날 중년이 되어선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인생을 말할 수 있게 되었겠지. 그러다 웬걸, 또 어느 날 세월에 밀려 어느새 하얀 소복을 입게 될 즈음 바닷바람에 조각된 피부는 부스러지고. 어느 날 저 깊은 심연에서 치고 올라오는 두려운 검은 그림자. 결이 다른 검은 종말과 녹색에의 질투. 짭짜름한 여름 어느 날 군산항의 한 골목길에서 마주친 시간과의 대화.
강제욱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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