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어설픈 합의’로 재난지원금 혼란 키운 이준석 대표

등록 2021-07-13 18:43수정 2021-07-13 19:46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합의했다. 송 대표가 자신의 저서 <룰을 지배하라>를 이 대표에게 선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합의했다. 송 대표가 자신의 저서 <룰을 지배하라>를 이 대표에게 선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합의가 전격적이었던 만큼, 번복에 따른 후폭풍도 크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밤 전격 합의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국민의힘 내부 반발에 부딪쳐 100분 만에 번복됐다. 당 대표간 합의 사항을 무력화시킨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태도도 문제지만, 충분한 당내 정지 작업 없이 대표 회동에서 쟁점 현안에 덜컥 합의해준 이준석 대표의 경솔함도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이 대표가 입장 번복을 해명하며 그 원인을 대변인의 전달 과정 실수와 언론의 속보 경쟁으로 돌린 것도 구차하다.

자영업자 등 코로나 피해계층의 손실보상 규모와 지원 범위를 두텁고 넓게 하되,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 전국민 재난지원금도 지급한다는 대표간 합의는 두 당이 우선시하는 정책 목표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간차를 둠으로써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현실적 해법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현금 살포 포퓰리즘’으로 비판해온 국민의힘 강경파가 합의안을 강하게 비토하면서 합의 자체가 휴짓조각이 될 처지에 놓였다. 정치 협상의 문법을 무시한 채 ‘전부 아니면 전무’ 식으로 현안에 접근하는 국민의힘 강경파들의 태도 또한 옳지 않다.

명분보다 중요한 게 현실의 민생이다. 고통받는 국민의 입장에선 피해와 손실 규모에 맞게 충분히 두텁게 지원하고, 코로나가 진정된 뒤 방역에 동참해준 국민에게 균등한 위로금을 지급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선별이니 보편이니 하는 논쟁은 당장 매출과 소득이 줄어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서민들에겐 한가한 명분 다툼으로 비칠 뿐이다.

국민의힘은 그렇다 치고, 정부와 여당이 이견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당 의원들이 충돌했다. 홍 부총리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힌 뒤 “재정 운용은 정치적으로 결정되면 따라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 이전에 정부와 여당의 갈등으로 추경 편성이 지연되는 것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정부와 여야 모두 각자의 명분과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재난과 싸우는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길인지를 깊이 숙고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아울러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당부한다. 12일 양당 대표 회동에선 코로나 피해 지원과 전국민 재난지원금 말고도 중요한 정치개혁 의제들도 논의됐다. 무엇보다 누더기가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정상화, 재외국민투표 방법 개선, 지구당 합법화, 양당 대표의 텔레비전 토론과 회동 정례화 등의 필요성에 뜻을 모은 것은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진전이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 때문에 모처럼 마련된 ‘대화 정치’의 큰 틀이 흔들려선 안 된다. 재난지원금 논의와 별개로 실행으로 옮기기 바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