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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국 온 아프간 조력자들, ‘인도적 대우’ 마땅하다

등록 2021-08-25 18:31수정 2021-08-25 19:07

김일응 주 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이 무사히 카불공항을 떠나는 아프간 조력자를 껴안고 눈물 짓고 있다. 외교부 제공
김일응 주 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이 무사히 카불공항을 떠나는 아프간 조력자를 껴안고 눈물 짓고 있다. 외교부 제공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랫동안 한국 정부의 활동을 도왔던 현지인 직원과 가족 391명이 천신만고 끝에 한국 군용기 편으로 26일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주아프간 한국 대사관과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바그람 한국병원, 한국 지방재건팀 등에서 근무한 직원들과 그 가족이며, 갓난아기 3명을 비롯해 어린이 100여명도 포함됐다고 한다. 이들은 난민이 아닌 한국 정부에 조력한 ‘특별공로자’로서, 우선 3개월 비자를 받은 뒤 이후 장기체류비자를 받게 된다. 우리나라가 분쟁 지역의 외국인을 이처럼 대규모로 받아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 15일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뒤 현지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 신변 위협을 받게 되자 한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함께 일한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그리고 다른 나라들도 유사한 입장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대거 국내로 이송한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이들을 국내에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외교, 공무, 유학, 기업 투자 등의 목적으로 국내에 머물고 있는 아프간인 434명에게 현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특별체류를 허가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와 협력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한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인도주의적으로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국가로서의 책임 측면에서도 마땅한 일이다. 탈레반 지도부가 외국 정부 협력자들에 대한 사면을 얘기했지만, 이미 한국 병원과 직업훈련원이 탈레반에 폭파되는 등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2001년 미국의 요청으로 아프간에 비전투부대를 파병하고 2010년부터 지방재건팀을 보냈는데 이들 현지인의 도움이 없었다면 큰 위험과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해 다른 여러 국가들이 함께 일했던 아프간인들을 자국으로 이송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카불 곳곳에는 탈레반이 검문소를 설치해 이동을 통제하고 있고 24일 밤엔 아프간인의 공항 진입을 막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애초 우리 정부가 이송하기로 한 427명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남거나 제3국을 선택한 36명 외에 원하는 이들을 전원 탈출시킨 것은 이번 작전명 그대로 ‘미라클(기적)’이라 평가할 만하다.

이들의 한국행을 앞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난민 받지 말아주세요’ 청원이 올라오는 등 반대 의견이 퍼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약 500명의 예멘인이 제주도로 입국해 난민 지위 인정을 요청하자, 성범죄와 테러 우려 등을 이유로 극심한 반대가 있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근거 없는 주장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록 일부이기는 하나 이런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지 않도록 입국자들의 방역과 신원 확인 등에 정부가 각별히 신경을 쏟아야 하겠지만, 우리 사회도 난민과 무슬림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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