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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금감원이 ‘소비자 경보’까지 발령한 ‘주식 빚투’ 25조

등록 2021-09-27 18:37수정 2021-09-28 02:35

금융감독원이 주식 신용거래 투자 위험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주식 신용거래 투자 위험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27일 이른바 ‘빚투’인 주식 신용거래의 위험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투자의 위험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적절히 대응하라고 개인투자자들에게 각별히 당부한 것이다. ‘주의, 경고, 위험’ 세 단계로 돼 있는 경보 가운데 가장 낮은 ‘주의’이긴 하지만, 금감원이 주식 신용거래를 대상으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투자자들이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봄부터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3월 말 6조6천억원에서 지난 13일 3.9배인 25조7천억원까지 불어났다. 위험을 감수한 공격적 투자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산된 것이다.

게다가 주식 신용거래를 하면서도 그 위험성을 모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신용거래는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을 크게 늘려준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져 증권사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융자금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지 못하면, 증권사는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린다. 주가 하락기에 많은 투자자가 이런 ‘반대 매도’를 당하게 되면 시장 전체가 더 가파른 하락세에 빠진다. 실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인 지난 8월에는 하루 평균 반대 매도가 84억8천만원으로 전달 42억2천만원의 갑절로 늘어났다. 연중 최대였다. 주가가 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갈 때는 좋기만 하던 ‘빚투’가 감춰진 손톱을 드러낸 모양새다.

주식 신용거래는 제도화된 지 아주 오래된 투자 방식이다. 그런데도 신용거래의 위험성을 모른 채 투자에 나섰다가 반대 매도를 당한 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안타까운 일이다.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코스피지수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금융감독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금융회사 대출 한도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대출로 자금을 조달할 여건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주식 신용거래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빚을 내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여전히 합리적인지 더욱 냉철히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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