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받은 곽상도 의원이 10월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원으로 더 활동하기 어려워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인 개발시행사 ‘화천대유’로부터 아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곽상도 의원의 사직안이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의원 252명 중 194명이 찬성했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의 50억원 수수로 파문이 일자 지난 9월26일 국민의힘을 탈당하면서도 의원직 사퇴는 한동안 거부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상도 수호’는 없다며 사퇴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달 2일에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심각한 비리 혐의를 받는 국회의원이 계속 의원직의 ‘특권’ 뒤에 숨어 있도록 내버려두는 건 국회의 심대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날 사직안 통과는 국회가 그나마 국민 눈높이에 맞춰 최소한의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라는 사실은 곽 전 의원 본인도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사퇴안 처리를 계기로 지지부진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야 한다. 검경의 ‘대장동 수사’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민간사업자 간 유착 및 배임 의혹과, ‘50억 클럽’ 등 당시 유력 법조인들과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연루된 뇌물 수수 의혹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어느 한쪽도 대장동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해선 빼놓을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인데도, 특히 ‘50억 클럽’ 관련 수사는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곽 전 의원과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는 각각 아들과 딸이 50억원과 화천대유 보유 아파트 분양권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아직 소환조사조차 받지 않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유력 권력층에 도합 수백억원의 뇌물이 흘러갔다는 의혹은 ‘토건 세력과 특권층의 비리 결탁’이라는 대장동 사건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검경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든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치우침 없이 대장동 사건의 전모를 신속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곽 전 의원의 경우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 특권’도 사라진 만큼, 검경은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 곽 전 의원은 지난달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이후 ‘사업 초기 성남의뜰 컨소시엄 구성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요청으로 하나금융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등의 의혹이 추가로 불거진 상황이다. 한점의 미진함도 남지 않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