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최대 수치를 기록한 19일 오전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인천 남동소방서 구급차를 탄 코로나19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로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병상 부족으로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을 자청한 병원이 건물주의 반대로 지정취소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온 사회가 고통을 견디며 코로나19 방역에 나서는 상황에서 안타깝고 씁쓸한 세태가 아닐 수 없다. 병상 확보를 위한 방역당국의 의지와 능력도 다시 돌아볼 일이다.
19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경기도 구리 원진녹색병원은 40여개 병상을 코로나19 전담병상으로 내놓기로 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요청해 지난달 19일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코로나19 전담병상은 경증과 중증 사이의 중등증 환자가 입원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상이다. 이 병원은 200병상 이하 규모로 정부의 행정명령 대상은 아니지만 지역사회에서 입원 대기자가 많이 발생하자 전담병원 지정을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건물주가 당국에 이의를 제기하고 결국 지정 결격사유가 있는 곳으로 처리돼 지난 1일 지정이 취소됐다.
이런 사례는 또 있었다. 서울 퍼스트요양병원이 지난달 11일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됐으나 건물주 반대로 열흘 만에 취소됐다. 코로나19 전담병상에 필요한 음압시설을 갖추려면 벽이나 창문에 구멍을 내야 하는데 건물주가 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본 설명을 들어보면, 전담병원으로 지정이 되고도 건물주나 이웃 주민들이 건물 훼손, 동선 분리 등을 이유로 반대해 결국 운영 개시를 못하는 경우들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한개의 병상도 소중한 시기다. 지난 18일 오후 5시 기준으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72.3%, 중증 병상 가동률은 79.1%에 이른다. 19일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1025명으로,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선 전날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확진자 폭증세가 누그러들지 않는 만큼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도권에서 입원을 하루 이상 기다리는 환자는 19일 0시 기준 544명에 이른다. 병상 확보에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방역당국이 병상 확보 방안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강력하게 집행했더라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중등증 이상 병상 5800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진행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질 없는 대처로 병상 부족에 대한 우려를 속히 씻어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