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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제 식구 감싸기’ 의혹까지 드러난 ‘50억 클럽’ 부실 수사

등록 2022-01-19 18:24수정 2022-01-20 02:33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11월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11월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이른바 ‘50억원 클럽’ 인사들에게 거액을 챙겨주려고 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 내용이 공개됐다. 그동안 회자돼온 이름들이 빠짐없이 들어 있다. 그런데 검찰은 이들 중 유독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한번도 조사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명단에 있는 다른 검찰 출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근까지 검찰에 있었다. 가뜩이나 부실 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마당에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일보>가 ‘정영학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19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김씨는 2020년 3월24일 정 회계사를 만나 ‘50억원 클럽’ 인사들에게 돈을 분배할 계획을 언급했다. 대장동 개발 용지 가운데 A12 블록을 분양해 벌어들인 420억원으로 최 전 수석, 김 전 총장,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국회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홍선근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에게 각각 50억원씩 나눠 준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성남시의회 쪽 인사 2명에게도 20억원을 주고, 남는 돈 100억원은 박 전 특검 인척인 분양대행사 대표에게 넘기는 것도 언급돼 있다.

같은 해 4월4일 녹취록에는 곽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하는 방법을 두고 김씨와 정 회계사가 고민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에 근무하는 자기 아들을 통해 돈을 달라고 했고, 한번에 주면 곤란하니까 서너차례 나눠서 줘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의 부탁으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되는 걸 막아주고 50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그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녹취록 내용이 이렇게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부실 수사 비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녹취록 내용이 공개되자 “맥락과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외부로 유출되면 재판과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며 “검찰은 여러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치우침 없이 계속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나 녹취록의 등장인물들이 녹취록 내용을 부인하는 건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검찰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적어도 최 전 수석과 김 전 총장을 수사하지 않은 합리적 이유를 대야 할 것이다. 제 식구를 감싸는 ‘선택적 수사’를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 ‘50억원 클럽’에 대한 예외 없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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