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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장애인, 우리 대신 십자가를 진 이들

등록 2006-04-19 18:59

사설
정부가 장애인 대책을 쏟아내고, 언론매체가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는 걸 보니, 장애인의 날(20일)이 다시 돌아왔나 보다. 지금까지 한 약속은 거의 지키지 못한 정부는 엊그제 ‘장애인 희망 프로젝트’와 ‘에이블 2010 프로젝트’ 등을 다시 내놨다. 공공서비스 확대를 비난해 온 언론들은 국내총생산 대비 장애인 예산이 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들의 10분의 1(0.27%)에 불과하다며 개탄한다.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고 해마다 한차례 너스레나 떨고 넘어가는 배경엔, 장애를 사회 문제가 아니라 ‘개인 문제’로 여기는 인식 탓이 크다. 장애 발생은 개인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며, 따라서 그 책임은 당사자의 몫이라고 보는 그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장애는 그저 동정의 대상이다.

하지만 장애인의 89%는 교통사고, 안전사고, 약물사고 등 사회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선천성 장애도 오염된 물·공기·먹거리 등 사회적 요인으로 말미암은 때가 많아지고 있다. 오염된 환경과 적자생존의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한 장애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따라서 책임은 사회가 더 많이 져야 한다.

정부는 장애인 수를 215만여 명으로, 장애인가구는 8가구당 1가구로 추정한다. 장애인 단체가 주장하듯이 장애인 수가 400만여 명이라고 할 경우, 4가구당 1가구가 장애인 가족이다. 4촌 범위 안에 장애인을 두지 않은 가족은 거의 없다. 남이 아니라 나와 우리의 문제인 것이다.

어떤 사회이건 장애는 피할 수 없다. 장애인은 우리를 대신해 그 십자가를 짊어진 이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사회적 보답은 참으로 부끄럽다. 실업률은 비장애인의 세 배(10.6%), 가구소득은 절반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이럴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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