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6자 회담’ 분위기 조성에 모두 협력해야 |
북한 핵 6자 회담 재개와 관련해 북한이 자신의 태도를 자세하게 밝히는 외무성 비망록을 내놨다. 기존 태도에서 바뀐 것은 없으나 좀더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6자 회담에 대한 북한의 관심을 읽을 수 있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한국을 방문 중인 때를 택한 것도 의도적이다.
비망록이 “우리는 미사일 (시험) 발사 보류에서 현재 그 어떤 구속력도 받는 것이 없다”고 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관심을 높이기 위한 지렛대용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팽팽한 상황에서는 어느 쪽도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비망록은 전반적으로 협상력을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비망록은 “참가조건과 명분이 마련돼야 회담에 나갈 것”이라며 미국 쪽에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와 평화공존 정책으로의 전환, ‘폭정 종식’ 발언 취소 및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조건이라기보다는 분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쪽으로 여러 나라가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다.
체제 불안에 대한 북한의 우려는 정당한 측면이 있다. 이는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한편으로는 평화·외교적 핵문제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다른 쪽에서는 대북 적대감을 공공연하게 표출하는 데 큰 원인이 있다. 협상은 서로 기본적인 신뢰가 있어야 이뤄지는 것인데, 이런 태도로는 출발선에서부터 막힐 수밖에 없다.
미국은 최소한 ‘6자 회담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어떤 적대적인 행위도 하지 않는다’는 다짐을 분명히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북한 인권문제 등과 뒤섞지 말고 핵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북한도 무리한 주장은 삼가야 한다. 모든 나라가 핵 폐기를 바라고 있는데도 타협을 거부한 채 목소리만 높여서는 고립을 피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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