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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정수장학회 운영 공공성 갖춰야

등록 2005-03-06 19:48수정 2005-03-06 19:48

정수장학회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이사장직 사퇴에 따라 5일 새 이사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이사들의 의견이 엇갈려 선임을 다음 이사회로 미뤘다. 그런데 이사장 후보로 거론된 사람 가운데 유신과 신군부 시절 총리 등을 지낸 인사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군사독재 세력의 재등장은 시대착오로서, 박 대표의 이사장 사퇴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일이다.

새 이사장 후보로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은 남덕우·신현확씨 등이 거론됐다. 남씨와 신씨는 똑같이 유신정권 때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신군부 때 국무총리를 앞뒤로 번갈아가며 맡았다. 특히 남씨는 박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정수장학회의 정상화를 요구해온 부산지역 시민단체들과 장학회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일보 노조는 거세게 반발했다. 박 대표가 배후에서 재단을 조종하다가 때가 되면 다시 이사장으로 복귀하려 한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들 전직 총리들이 박 대표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이들이 거론된 것은 박 대표의 배후조종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박 대표가 만일 대리인을 세우려 한다면, 이사장직 사퇴는 눈가림에 불과하며 사실상 이사장을 물러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시민들이 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이유가 장학회의 진정한 환골탈태와 명실상부한 사회 환원에 있음을 생각할 때 이런 의혹이 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장학회의 개혁에 대해 다시 깊은 관심을 쏟아야 하겠다. 나라에 헌납한 재산이 독재자의 손에 넘어가게 된 과정은 앞으로 밝혀질 것이며, 이에 따라 사회 환원이 완성될 터이다. 그때까지라도 장학회는 공개리에 투명하고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지난 시절의 잘못을 바로잡아 공공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시민사회가 장학회의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도 강구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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