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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책임지는 자세 없이 민심 되찾을 수 있나

등록 2006-11-13 19:01

사설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아직 진행형이다. 종합부동산세는 1~2년 뒤, 수도권 새도시를 통한 공급 확대는 3~4년 뒤 본격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그때 가면 집값이 크게 하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질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라”는 정부 당국자들의 얘기는 더 통하지 않는다. 정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집값을 잡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오히려 집권 3년9개월 동안 집값을 갑절 넘게 올려놨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새도시 계획을 밝히면서 “나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한 지 3주가 지났다. 이번에는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금 집 사면 낭패”라면서 일부 부동산 세력을 문제삼았다. 조만간 집값이 잡힌다는 얘기가 몇번째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지난 5월만 해도 청와대,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가 앞다퉈 “거품 붕괴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그때그때 말을 바꾸면 그만이지만 수백만명의 서민들은 앉아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정부가 과연 집 없는 서민의 허탈과 분노를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몇가지 사실들을 정리해 보자. 첫째, 집값을 잡겠다고 여러차례 장담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둘째, 정부를 믿고 집 장만을 미룬 서민들에게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끼쳤다. 셋째, 지금 부동산 시장은 거의 통제 불능이다. 여러 이유를 댈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책임론이 나오기에 충분하다. 추병직 장관은 물론이고 청와대 부동산 정책 라인 역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나아가 문제를 풀어가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 여론을 겸허하게 수용하기보다는 똑같은 자기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여론에 가장 민감해야 할 홍보수석실은 건설업체, 은행, 중개업자, 언론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죽하면 여당 지도부까지 청와대 관계자들의 언행을 문제삼고 나섰겠는가?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이 믿고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지금이 그렇다. 신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책임질 각료나 고위 관료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교체해야 한다. 야당의 정치공세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민심은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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