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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국민연금 개혁, 합의 가능성을 살려나가야 한다

등록 2006-11-26 18:54

사설
지난주 한나라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이 65살 이상 노인에게 2008년부터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의 5%를 지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15%까지 인상하는 단계적 기초연금제 도입에 합의했다. 아직 법안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재정안정에 대한 일방적 강조에서 사각지대 해소 쪽으로 연금개혁 초점의 균형을 잡은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이번 합의안은 정부의 어정쩡한 기초노령연금안에 비하면 훨씬 내용을 갖췄다. 하지만 지급 대상자의 범위에 대한 합의가 없는 것이 흠이다. 정부안처럼 노인의 60%에게만 기초연금을 지급하면 제도 의미가 퇴색하고 선정기준과 형평성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지급범위를 노인의 80%로 잡고 소득파악이 상대적으로 쉬운 여유있는 노인층을 제외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제도 의미도 살리고 형평성 시비도 잠재울 수 있다.

2030년이라는 시점도 의문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노인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기초연금이 의미를 가지려면 15% 지급 시점을 고령사회 진입 시점과 일치시켜야 설득력이 있다. 재원에 대해서도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일반재정으로 재원을 모두 충당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다른 예산을 압박할 수 있다. 기초연금 도입은 부분적립에서 부분부과로 연금재정 운용방식을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국민연금적립금 일부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보험료 인상을 하지 않겠다던 애초 입장을 바꾼 것도 의미 있다. 대선을 의식하지 말고 보험료 인상 불가피성과 향후 계획을 진지하게 국민 앞에 밝히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총 급여수준을 어느 정도로 할지도 숙고가 필요하다. 급여수준을 40%까지 낮추면 짧은 가입기간으로 가입자 대부분의 실질 급여율은 20% 정도에 불과해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상당히 훼손된다.

기금운용관련 제도 개혁도 합의가 필요하다. 국민연금기금을 수익률을 올려야 하는 일개 펀드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며, 운용위원회 개편은 독립성과 위원 구성의 민주성 원칙이 관철돼야 한다. 구체적 사항에 대한 합의가 시간적으로 어렵다면 큰 원칙을 국회에서 합의하고 나머지는 현재 연금개혁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연석회의에 일임하는 방법도 개혁 연착륙을 위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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