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또다시 케이블카 문제로 떠들썩하다. 여러 해를 끌어온 한라산 케이블카 문제는 지난 연말 국립공원위원회가 강화된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검토 및 운영지침’을 발표함으로써 ‘불가’로 최종 결정이 나는 듯했다. 한라산의 경우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 등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없게 한 조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가 최근 새삼스럽게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위원회를 발족시켜 도내 환경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의 이번 조처는 온당치 않아 보인다. 도는 위원회로 하여금 올 상반기 안에 한라산 내 케이블카 설치 여부를 결정케 하되, 가능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면 효율적인 설치 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케이블카 설치가 곤란하다면 다른 지역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케 한다고 한다. 누가 보아도 어떻게든 제주도에 케이블카를 놓기 위한 절차 밟기다. 환경단체들이 위원회 참여 제안을 거부하며 반대에 나선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도 쪽은 왜 그렇게 케이블카에 집착하는가. 제주도에 관광이 중요하다는 것이야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눈앞의 작은 수익에 연연하여 두고두고 누려야 할 천혜의 자원을 망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제주도가 자랑하는 청정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도 섣부른 개발보다는 자연을 잘 보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케이블카 논란은 비단 한라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리산·속리산·팔공산·월출산 등에도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아무 데도 케이블카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하기 위해 국립공원위원회가 지침을 내놓았다. 이제 자연을 보존해야 할 곳은 케이블카를 깨끗이 포기하고, 가능한 곳에서는 친환경적으로 설치하기 위한 지혜를 모을 때다. 그것이 환경만이 아니라 길게 보아 관광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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