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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이명박 후보, 검증 본말 흐려선 안돼

등록 2007-07-13 18:27수정 2007-07-13 18:28

사설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부동산 거래내역을 국가정보원의 하급 직원이 얼마 전 열람한 사실이 국정원 자체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 후보의 주민등록초본을 한 법무사 직원이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발급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를 놓고 이 후보 쪽은 “범여권의 ‘이명박 죽이기 공작’의 실체가 드러났다”, “최근의 각종 의혹 제기는 개별기관이 아니라 거대한 음모와 조직적 지휘 아래 이뤄지고 있다”며 또다시 정치 공작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후보 쪽은 그런 음모와 공작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나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는 비판이 한나라당 안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 쪽은 대운하 보고서 때도 청와대 배후설을 주장했지만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바 있다. 지금은 무책임한 주장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검찰의 수사를 차분하게 지켜보는 게 맞다.

사안의 본질은 이 후보가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았는지, 명의신탁으로 재산을 숨겨놓은 게 아닌지 등 재산형성 과정의 불법 여부와 도덕성, 자질에 관한 검증이다. 이 후보는 자신과 친인척의 재산에 쏟아지고 있는 이러한 의혹을 직접 해명해야 한다. 처남과의 이상한 부동산 거래 등에 대해서는 시원히 밝히지 않으면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누군가가 봤다는 것을 들어 정치 공작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바뀌었다. 더구나 부동산이나 주민등록 이전에 관한 정보의 경우 남이 들여다보기 전에 스스로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하는 정보들이다. 떳떳하다면 누가 본들 거리낄 게 없지 않은가. 이 후보는 본말을 뒤바꾸지 말고 각종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부터 밝혀야 한다.

물론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나돌아다니는 것은 잘못인 만큼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진상을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특히 국정원 직원은 무슨 목적으로 정보를 열람했는지, 외부에 유출하지는 않았는지 등 진상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게 옳다. 국정원은 직원이 업무상 열어봤을 뿐이며 상부 보고나 외부 유출은 없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말 그랬을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만일 부당한 의도나 불법적인 방법이 있었다면 모든 관련자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정보기관이 과거 독재정권 시절처럼 정치에 관여하는 악습만은 반드시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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