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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비례대표 후보, ‘선거 치어리더’ 아니다

등록 2012-03-13 19:15수정 2012-03-14 16:31

4·11 총선을 앞둔 각 정당의 지역구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비례대표 후보 선출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엊그제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616명 중 비공개 신청자를 제외한 54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민주통합당도 안병욱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의 원칙과 기준 등을 설명했다.

각 정당이 나름의 전략을 갖고 비례대표 후보 확정에 고심하고 있겠으나 최소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념했으면 한다. 첫째, 비례대표 후보를 총선의 ‘치어리더’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비례대표제는 다수대표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정치적 의사를 국회 구성에 반영하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비례대표 후보는 해당 분야의 대표성을 지닌 것은 물론 전문성과 식견을 의정활동에서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도 각 정당은 비례대표 후보들을 총선 바람잡이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적지 않다. 이런 왜곡된 현상은 이번 총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색 경력을 지닌 사람, 별난 직업군의 사람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관심과 환심을 사려는 기류가 확연하다. 이런 깜짝쇼식 비례대표 공천은 반짝 선전홍보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비례대표 제도의 근본 취지를 거스르며 스스로 국회의 권능을 축소하는 일이다. 과거에도 대중에게 이름이 좀 알려졌다는 이유 등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발탁된 사람들이 있었으나 4년 내내 들러리 노릇만 하다가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둘째, ‘과대 비례’나 ‘과소 비례’가 없어야 한다. 그동안의 비례대표 후보 선발을 보면 어떤 분야는 두세 사람씩 집어넣으면서 어떤 분야는 아예 한 사람도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에도 일부 직능에서는 사람이 넘쳐나 교통정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비례대표의 수가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모든 분야의 대표자를 포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꼭 포함시켜야 할 곳은 빼놓으면서 특정 분야는 우대하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셋째, 나눠먹기식 안배나 권력자의 입김이야말로 비례대표 후보 선출의 최대 적이다. 여야 정당이 모두 투명하고 공정한 선발 절차를 강조하고 있으나 과거 폐습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민주당에서는 통합 세력 간 힘겨루기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중에 따른 후보 낙점 이야기가 들린다.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지금까지 진행돼온 공천 경쟁의 최종 성적표가 될 것임을 각 정당은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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