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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마트, 고위층 자녀 추천받아 채용했나

등록 2013-01-21 08:35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회사 업무와 관련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자녀를 따로 채용한 정황이 있다고 한다. 자치단체장과 노동부 간부 등 고위층 자녀들을 신세계 계열사 임원들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입사시켰다는 것이다. 어떤 절차보다도 공정해야 할 분야가 교육과 채용이다. 굴지의 대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뒷문을 열어놓는다면 구직자들은 실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해당 기업과 관련자가 있는 공공기관은 진상을 밝히고 합당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신세계 간부들의 추천을 받아 입사한 직원들의 특이사항이 기록돼 있는 ‘2008년 외부추천 입사자 현황’ 문서를 보면, 2005년 입사한 배아무개씨는 당시 부산 해운대구청장의 딸이라고 한다. 그때는 마침 해운대구에서 신세계가 대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배씨 쪽은 쇼핑몰 건설과 무관하며 공채로 입사했다고 하는데, 정황으로 봐서 미심쩍은 점이 있다. 배씨의 추천자가 당시 신세계건설 부사장이었던 점도 공교롭다. 만약 신세계 쪽이 사업의 편리를 위해 배 구청장의 딸을 채용했다면 뇌물을 주고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아버지가 이마트 해당 지역의 지방노동사무소 관리과장이라고 기재돼 있는 추천 입사 사례도 의심가는 대목이다. 2006년 경기도의 한 이마트 지점에 입사한 신입직원은 특이사항에 새누리당 현직 3선 의원의 이름이 적혀 있다고 한다. 추천 입사자 가운데는 특이사항으로 아버지가 서울시청 국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이라고 기재돼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연줄이 작용한 게 아닌가 의심할 만하다. 채용의 공정성을 빛바래게 하는 일은 더 있다. 신세계 계열사와 삼성그룹 고위 임직원의 아들·딸, 조카 등도 추천 입사자 명단에 들어 있다고 한다.

채용 과정에서 연줄이 작용하고 비리가 저질러지면 취업을 위한 모든 노력이 허망할 뿐 아니라 공정사회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밤낮없이 실력 쌓기에 매진하고 대학에 가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해서다. 더군다나 저성장 기조로 취업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데 공정한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젊은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페이라는 캠페인을 정착시킬 만큼 직장 안에서나 협력회사와의 관계에서 평등과 합리를 추구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노무·인사관리는 수준을 의심하게 한다.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감시하고 등급을 매겨 관리한다는데, 이러한 부당노동행위를 그만두고 노조를 인정해야 윤리경영을 내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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