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20일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12월 3주 국정지지도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답은 48%로 직전 조사 대비 6%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달 말부터 대선 득표율(51.6%)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간 지지율이 50%선 아래로 급락한 것이다. 어제 민주노총에 대한 공권력 난입 사태까지 벌어졌으니 향후 지지율 추락은 불문가지다. 정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의 이유로 공기업 민영화를 꼽은 응답자가 14%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공기업 민영화는 그 전주에 처음 부정 평가 이유로 등장했으며 당시 3% 수준이었다고 한다. 코레일이 파업 참여 노조원 수천명을 직위해제하고 박 대통령이 철도 파업은 명분 없는 일이라고 한 것이 비지지층에게는 독단으로 비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에 버젓이 공권력을 투입해 진압부터 하고 보는 불통의 정치를 자행했으니 민심의 이반이 어디까지 갈지 두려울 정도다.
지지율 조사에서 소통 미흡과 독단적이란 응답을 합하면 31%나 된다고 한다. 앞서 <한겨레>가 대선 1년을 계기로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상대로 심층좌담을 했더니 8명 중 3명이 지지를 철회했으며, 그 주된 이유 또한 소통 부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국민을 통합하지 못하고 야당과 소통하지 않는 박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지지 철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지율이라는 것이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지만 최근 지지율 하락 추세는 간단히 볼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민주국가에서 선출된 정부는 정당성의 기반을 확대하고 사회를 안정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정치 기반의 핵심은 정당인데 지금의 정당정치는 제 기능을 거의 못하고 있다. 재벌과 관료에 휘둘리면서 공권력에 의존하는 무능하고 퇴행적인 정부라면 지지율 급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불통의 정치에도 중도층이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유지했던 이유 가운데는 경제와 민생 해결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 공약은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경제사정은 호전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막상 민생 문제가 더 어려워지면 대중의 이반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은 지지율 급락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민심을 무서워하지 않는 집권세력에게 언제까지 유지될 불변의 지지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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