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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이게 민심이다” 보여준 전국 100만 촛불의 함성

등록 2016-11-20 20:35수정 2016-11-21 08:24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4차 촛불집회가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려 시민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4차 촛불집회가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려 시민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거대한 촛불의 물결이 온 나라를 휘감았다. 지난 토요일 전국 70여곳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서울 60만명 등 100만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국민을 속이고 나라를 망친 박 대통령에게 한목소리로 “이게 민심이다”를 다시 한 번 똑똑히 알려줬다. 박 대통령이 공약 가운데 단 하나 ‘국민 대통합’만큼은 이뤄냈다는 얘기가 더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이번 촛불집회를 앞두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계’의 움직임을 보면서 걱정이 적지 않았다. 친박들은 “여론 선동을 통한 인민재판”(이정현) “좌파 시민단체가 배후”(조원진) “바람이 불면 촛불은 다 꺼진다”(김진태) 등 그 의미를 왜곡·축소하려고 열을 올렸다. 또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회피하고 돌연 ‘엘시티 비리 사건’을 끄집어내면서 민심을 자극했다. 혹여 폭력시위를 유발해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그런 얕은수에 넘어가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100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단호하게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비폭력 평화집회’를 했다. 참가자들은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자유발언을 하고 ‘하야송’을 부르며 평화로우면서도 활기찬 집회를 이어갔다. 또 많은 시민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거리 청소에 나섰고 “경찰이 고생할 수 있다”며 경찰 차벽에 붙인 항의 스티커를 떼어냈다.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거침없이 표출하면서도 민주 시민의 품위를 지킨 것이다. 세계 주요 언론들이 촛불집회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듯하다. 20일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증거를 엄밀히 따져보지도 않고 상상과 추측으로 환상의 집을 지었다”고 비난했다. 검찰 조사를 거부해놓고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수사팀의 편향된 주장에만 근거해 정치적 공세가 이어진다면 국정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박이나 다름없다. 박 대통령과 측근들은 시간을 끌면서 버티기를 하면 분노한 민심이 가라앉고 반전이 가능하다고 여전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떡해야 정신을 차릴지 정말 딱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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