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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이인화’의 몰락, ‘몸통’ 밝히려면 교육부도 수사해야

등록 2017-01-02 17:29수정 2017-01-02 20:01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씨의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하게 하고 학점을 준 혐의로 류철균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에게 1일 업무방해 등 혐의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덴마크에서 체포된 정씨의 국내 송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검의 수사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류 교수는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소설 <영원한 제국>을 발표하는 등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점에서 그의 추락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검 수사 결과 지난해 1학기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라는 과목을 맡은 류 교수는 해외에 체류 중인 정씨가 기말시험을 치르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준 뒤 이를 숨기기 위해 조교를 시켜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하도록 했다고 한다. 온라인 강의를 누군가 대리수강한 흔적도 포착됐다. 그는 영장심사에서 “최씨 모녀는 1분간 만났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의심스런 정황은 여럿이다. 2014년 3월부터 문화융성위 민간위원으로 차은택씨 등과 함께 활동했고, 단기간에 대기업에서 수백억원을 끌어들여 노동계의 ‘미르재단’이란 지적을 받는 청년희망재단의 초대 이사를 맡는 등 행적에 최순실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류 교수의 혐의는 ‘정유라 특혜’의 빙산의 일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부가 정씨의 입학 취소를 서두르느라 반쪽 감사를 진행하는 바람에 특혜의 배후와 전말이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교육부는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이아무개 교수가 3건(연구비 55억원),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이 6건의 과제를 수주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선정 절차엔 문제가 없다며 회의비 부당사용 등만 문제삼았다.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 9개 중 8개를 이대가 독식한 것이나, 훈련 참가를 출석으로 인정하는 학칙 개정의 경위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정유라 특혜’와 과연 무관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애초 승마 종목을 체육특기자전형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한 것이 김 전 학장이고, 최씨가 김 전 학장한테 케이스포츠재단 인사 추천을 받으라고 했다는 증언도 지난달 청문회 이후 새롭게 나왔다. 특검은 정유라 특혜를 고리로 교육부와 이화여대 사이에 부당거래는 없었는지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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