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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김기춘·조윤선 소환, ‘블랙리스트 몸통’ 찾기

등록 2017-01-17 18:17수정 2017-01-17 19:01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조사를 받았다. 한사코 부인해왔지만, 두 사람이 정부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을 배제하는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증거는 도저히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분명하다고 한다. 헌법을 정면으로 어긴 것이니 처벌받아 마땅하다.

특검팀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두 사람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한다. 당연하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은 특검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이 취임 뒤 문체부에 정부 비판적인 인사들의 기금을 다 끊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했다. 김 전 실장의 지시로 정무수석실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교육문화수석실을 통해 문체부에 내려보낸 것으로 드러나, 이미 관련자들도 여럿 구속된 터다.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 당시 정무수석으로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었던데다, 문체부 장관이 된 뒤에는 블랙리스트의 실행을 지휘하는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국회 청문회에서 관여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관련 자료를 치우거나 컴퓨터를 폐기하는 등 증거를 없애려 한 흔적도 있다. 앞으로도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있으니 구속은 불가피하다. 그런 처지인 조 장관이 현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특검 조사를 받은 것은 공직자로서 온당한 처신일 수도 없다.

김 전 실장 등의 소환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조사도 불가피해졌다. 특검은 김 전 실장이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된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정부 비판적인 작품이나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반감과 배제 요구를 공공연히 드러낸 것도 여러 차례다. 특검은 김 전 실장 등 조사에 이어 2월 초에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엄정하게 조사해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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