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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탄핵 앞둔 3·1절, 태극기 욕되지 않는 집회 만들자

등록 2017-02-28 17:42수정 2017-02-28 18:49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다가오면서 긴장이 고조돼가는 시점이라 자칫 충돌 가능성도 우려된다. 두 집회 주최 쪽은 물론 경찰도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18번째 촛불집회에 나설 ‘퇴진행동’ 쪽은 3·1절 취지에 맞게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준비한다고 한다. 오후 5시부터 광화문에서 열리는 본집회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시민대표 33명이 등장하는 등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 인용 만세’를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태극기 집회를 준비 중인 탄핵기각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쪽은 오전부터 세종대로 네거리 일대에서 기독교 단체들의 종교집회를 연다. 이어 본집회 뒤에는 오후 5시께부터 5개 경로로 청와대로 행진하는 등 최대 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탄핵을 반대하는 쪽이 최근 들어 위험할 정도로 극단적인 주장을 입에 올리고 있어 이날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집회에선 헌재 재판관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막말과 협박성 발언을 일삼고 ‘빨갱이들은 죽여도 된다’는 식의 펼침막도 공개적으로 내걸고 있다. 분신한다며 휘발유를 준비하고 재판관 살해 예고 글까지 올리는 등 도를 넘은 행동과 주장이 넘쳐난다. 한때 반성과 사과의 모습을 보이는 듯하던 여당 의원들이 이제는 대놓고 ‘특검 탄핵’과 ‘탄핵심판 중단’까지 언급하며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도 불장난을 부추기는 꼴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지시 아래 전경련 자금으로 시위에 나서는 등 정치공작에 놀아난 어용단체들이 탄핵 기각을 요구하며 헌법재판소 난입을 시도하는 등 활개 치고 다니도록 방치되는 상황도 이해하기 어렵다.

광복회가 최근 “국민 분열을 야기하는 데 태극기가 사용되는 것은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며 재판정에서 태극기를 펼쳐 드는 기행과 태극기 봉을 휘두르는 폭력 등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나라의 최고법인 헌법을 유린한 피의자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나라의 상징 태극기를 흔드는 것이야말로 한편의 블랙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오늘은 3·1절, 진정 나라를 생각한다면 어느 집회든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참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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