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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박 전 대통령 ‘파면 승복’ 선언이 최소한의 도리

등록 2017-03-12 15:57수정 2017-03-12 21:12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지 사흘이 넘도록 침묵하고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한때 국가 지도자였다면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고 서둘러 밝히고 지지자들에게 진정을 당부해야 했다. 지지자들의 시위가 폭력화해 사람이 죽고 다치는데도 입을 닫고 있었으니 ‘불복’의 메시지로 극렬 반발을 ‘선동’한 것이 됐다. 무책임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 헌법 수호의 의지는커녕, 헌정 체제를 부정하고 공격하는 반헌법적 행위일 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승복 의사를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공직자의 기본자세를 갖추지 못했음은 국정농단 사태로 만천하에 드러난 터다. 파면이 확정된 순간까지도 그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다. 헌재가 탄핵 인용을 선고한 3월10일 오전 11시21분부터 그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대통령 아닌 사람이 청와대 관저에 거주해선 안 된다. 대통령직의 중대함을 안다면 즉시 청와대를 나왔어야 했다. 탄핵의 충격이 컸다느니, 취임 전 살던 집의 보수가 안 됐다느니 따위 주변이 대신한 변명이 핑계가 될 수도 없다. 자신은 결코 탄핵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맹신에서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한 때문이라면, 내가 어떻게 내 집에서 나가느냐 따위 오도된 과잉감정 탓에 입을 다문 채 퇴거하지 않는 것이라면 더욱 한심하다. 그렇게 미성숙한 생각으로 대통령직에 있었다니 모골이 송연하다.

박 전 대통령 주변에선 ‘불복’이 공공연히 거론되지만, 실제 불복 방법은 없다. 단심인 헌재의 결정은 종국적이어서 되돌릴 수 없다. 재심 사유가 있을 수도 없거니와, 파면 결정의 중대성과 파장 때문에라도 재심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박근혜씨와 그 주변은 이제 미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야만의 억지로 국민의 발목을 잡으려는 시도가 과연 언제까지 통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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