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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진실 밝혀질 것” 원한다니 검찰도 머뭇댈 이유 없다

등록 2017-03-13 17:56수정 2017-03-13 23:53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청와대 퇴거로 검찰 수사에는 물리적 장애가 없어졌다. 현직 대통령일 때는 불소추 특권 말고도 대면조사나 강제수사도 어려웠지만 ‘자연인 박근혜’에겐 그렇게 숨을 데가 없다. 청와대 압수수색도 대통령이 있던 때와 없을 때가 판이할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가 박 전 대통령 앞에서 가로막혀 미완인 채로 검찰로 넘겨졌으니, 멈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검찰로선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의 태도를 봐도 고삐를 늦출 일이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은 12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뒤 처음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성이나 사과, 나라 걱정을 앞세우는 지도자의 품격은 찾을 수 없다. 헌재 결정을 부정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악에 받친 결기만 있을 뿐이다. 그가 끝내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다면 그가 원하는 대로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다. 진실 규명은 그뿐 아니라 온 국민이 다 원하는 바다. 박 전 대통령은 억울하다면 지금이라도 검찰 수사에 응해 진실을 소명하면 된다. 검찰도 입건된 혐의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면 된다. 좌고우면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지금 검찰에게 필요한 것은 단호한 의지와 현명한 결단이다. 검찰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검찰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 한때 대통령이었다고 봐줄 여유는 없다. 헌재도 박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거듭한 약속과 달리 검찰과 특검의 조사를 거부하고 압수수색에도 응하지 않은 것을 ‘헌법 수호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터다. ‘피의자 박근혜’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소환을 거부하거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면 원칙대로 체포하고 강제수사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박 전 대통령 쪽의 그간 태도로 볼 때 수사가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수사 방해나 증거인멸을 예사로 벌일 수 있다. 검찰도 세심한 검토와 주도면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박 전 대통령 수사를 서둘러야 할 이유는 또 있다. 19대 대통령선거가 본격화하면 선거에 끼칠 영향 때문에 수사가 제약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대선 이후로 수사를 미루다간 진실 규명이 영영 어려워질 수 있다. 검찰의 수사 역량을 집중해 압축적인 수사로 이른 시일 안에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최선이다. 그것이 법 집행의 원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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