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끝낸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 애초 지난 주말까지 결정되리라던 일정이 이번 주로 미뤄졌다. 최근에는 김수남 검찰총장이 전직 검찰총장 등 검찰 출신 원로들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수사결과를 종합 정리한 보고서를 조만간 김 총장에게 올려 이번 주초나 중반까지는 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진다.
전직 대통령을 소환조사 해놓고 1주일이 다 되도록 신병 처리 결정을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부작용을 불러오거나 검찰이 좌고우면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두차례 특수본 수사와 박영수 특검팀 수사를 통해 중요한 절차는 사실상 다 끝났다고 봐야 한다. 증거가 확실하고 관련자 진술까지 마무리됐다면 더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결단을 내리는 게 맞다. 김 총장이 “오로지 법과 원칙 그리고 수사상황에 따라 판단돼야 할 문제”라고 공언한 것도 어느 정도 입장이 정리됐다는 뜻 아니었던가.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사실 다 드러나 있다. 핵심 혐의인 뇌물죄 부분도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관련자들이 이미 기소돼 있는 마당에 소환조사가 조서 작성 이상의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박씨가 탄핵 이후에도 사과는커녕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국민 여론도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70% 이상 압도적이다. 청와대 역시 수상쩍은 파쇄기 도입에다 압수수색영장 거부 등 증거인멸의 징후도 뚜렷하다.
더구나 최근엔 조직적인 저항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 등이 가입한 단체카톡방에선 ‘계엄령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경찰을 화염병으로 공격’해야 한다는 등의 대화까지 오갔다고 한다. 청와대에서 나오는 날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며 탄핵에 불복하더니, 검찰에 나오면서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29자짜리 의례적인 발언만 내놓은 박씨의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이런 행태들은 진정한 반성이나 사과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이런 그에게 전직 대통령이란 이유만으로 선처를 베푼다는 것은 법과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일부에서 나라의 품격 운운하지만 헌법과 법률을 이렇게 유린해놓고도 뻔뻔하게 나오는 사람을 용서한다면 오히려 세계가 우리의 민주주의와 법치 수준을 얕볼 것이다. 어느 모로 봐도 이제는 검찰이 결단을 내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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