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로써 201일간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끝났다. 검찰은 “사건 실체를 밝히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으나 ‘절반의 진실’은 여전히 빙산 아래 가려져 있다는 점에서 성과보다 남은 과제가 더 도드라진다. 특히 우 전 수석을 불구속기소함으로써 그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검찰의 한계를 확인시켜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박 전 대통령 기소는 국정농단에 대한 ‘단죄’의 시작임과 동시에 ‘청산’의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검찰은 159억원을 뇌물액으로 추가하는 등 박근혜씨의 국정농단과 비리 혐의를 재확인했으나 박씨와 추종세력들의 태도엔 변함이 없다. 박씨는 구치소에서도 독방 도배를 요구하는 등 사과와 반성을 하기는커녕 특권의식을 여전히 버리지 않은 듯하다. 그는 법정에서도 무죄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극단 세력들이 명예회복을 외치며 대통령선거에 후보를 따로 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드러내지 않은 ‘절반의 진실’은 반세기 동안 쌓여온 적폐의 결과물이다. 최순실씨 일가의 재산 추적은 특검에 이어 검찰에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일부 언론이 다시 거론한 미국 하원의 <프레이저 보고서>가 시사하듯이, 최순실씨 일가 재산 역시 박정희 시대의 음습한 정경유착 관행과 무관하지 않기에 당연히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청와대와 정보기관이 ‘화이트 리스트’까지 만들어 색깔론을 앞세운 극우단체들을 조직적으로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검찰은 시간을 끌며 겉핥기식 수사만 했을 뿐이다. 우병우 전 수석 불구속기소로 ‘박근혜 청와대’의 검찰 농단 수사는 또다른 특검의 몫으로 넘겨졌다.
빙산 아래 감춰진 진실을 드러낼 또다른 특검의 구성과 검찰 개혁은 이제 다음 정권의 과제로 넘어가게 됐다. 이 문제에 대한 대통령후보들의 분명한 태도 표명이 필요하고, 이것이 후보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청와대’의 법적·도덕적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 7시간 행적뿐 아니라 이에 관한 수사를 방해한 조직적 배후는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무엇보다 박근혜씨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엎드려 사죄하기를 다시 한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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