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가 또 불거졌다. 24일 최순실씨 주치의로 알려진 이임순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위증 사건 첫 공판에서 박영수 특검팀은 이 교수와 우 전 수석 일가가 최근 1년간 무려 260여차례나 통화한 기록을 법원에 냈다. 이 교수가 최씨에게 장관, 대사, 대학총장 등을 추천했다는 진술까지 나오면서 우 전 수석과 최순실씨의 관계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검찰이 두번째 구속영장 기각 뒤 보충수사 없이 우 전 수석을 불구속기소하는 등 줄곧 소극적인 수사 태도를 보인 배경에 대해서도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모두 부실수사에서 비롯된 일이니 검찰의 원죄임은 물론이다. 우 전 수석 사건은 어떤 형태로든 특검의 재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겨레> 취재에 따르면, 재수사가 진행될 무렵 우 전 수석 쪽이 검찰에 메신저를 보내 ‘내가 때가 묻었다면 그쪽(검찰 수뇌부)도 같이 묻지 않았겠느냐’는 취지로 불만을 토로했다는 말이 나돈다고 한다. 물론 당사자인 검찰은 강력 부인하고 있다. 우 전 수석 쪽도 다른 언론이 ‘혼자 죽지 않겠다’고 했다고 보도하자 법적 조처 방침까지 밝히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진실은 재수사를 통해서나 가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심스런 정황은 여럿이다. 검찰은 윤갑근 수사팀 때부터 늑장 압수수색에다 휴대전화 통화내역조차 확보 않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등 소극적인 수사로 일관했다. 검찰총장과 대검차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수뇌부는 민감한 시기에 우 전 수석과 빈번하게 통화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해외 출장” 등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누가 믿겠는가. 직권남용 혐의 영장으로 한차례 기각을 당했는데도 개인비리 혐의를 적극적으로 파헤치지 않은 건 봐주기가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
‘박근혜 청와대’의 검찰농단에 부역한 현 수뇌부에 대한 검찰 안팎의 불신은 크다. 이런 약점 때문에 굳이 외압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우 전 수석을 단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미 개혁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썩은 부위를 도려내지 않으면 개혁은 성공하기 힘들다. 대통령후보들이 진정 검찰개혁 의지가 있다면, 법 개정 추진 이전에 ‘우병우 특검’부터 먼저 약속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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