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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가시권 들어온 역사적인 남-북-미 ‘종전 선언’

등록 2018-04-18 18:08수정 2018-04-18 21:22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

북한과 미국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향해 성큼 다가섰다. 미국 언론은 17일(현지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극비리에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8일 트위터를 통해 언론 보도 내용을 확인하면서 “면담은 매우 부드럽게 진행됐고,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실 있는 개최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이라 할 폼페이오 지명자가 평양으로 날아가 김 위원장과 직접 면담했다는 사실은 미국이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에 얼마나 무게를 두고 있는지 가늠케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언가 확실한 결말을 보겠다는 태도가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날짜를 ‘6월 초, 또는 그보다 일찍’이라고 한번 더 분명하게 밝힌 것도 기대감을 키운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김 위원장 면담을 마치고 돌아온 뒤인 지난 12일 국무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낙관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도 ‘큰 진전을 이뤘다’며 북-미 정상회담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문제를 놓고 두 나라 사이의 조율이 상당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일괄 타결’을,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해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두 주장이 충돌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합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북-미는 최종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서로 진지하게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 폼페이오 방북에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라인이 가동됐다는 보도도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이 여기서도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의 종전 문제 논의를 축복한다”고 밝힌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종전 문제가 논의되는 것에 대해 미국이 지지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어서 우리로서는 그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이 논의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남북이 정상회담에서 종전에 대한 추상적인 선언을 내놓은 뒤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확인하고 다시 남-북-미가 함께하는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하게 된다면,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의 벽을 허무는 상징성 큰 사건이 될 것이다. 논의 진전 속도를 볼 때 7월27일 정전협정 65돌을 맞아 관련국 정상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하는 것도 불가능한 꿈만은 아니다. 이 꿈을 관련 당사국들이 모두 함께 꾸기를 기대한다.

북한과 미국이 급속히 접근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다 제거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낙관적인 전망을 밝히면서도 회담 불발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았다. 정상회담 개최지 결정도 그런 불확실성을 키우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상황을 보면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아직까지도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회담 개최지에 미국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미 사이에 이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된다면, 북-미 대화의 길잡이로서 우리 정부가 나서서 적극 중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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