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기본적으로 포털 기사에 붙는 댓글의 영향력이 커진데다 현실적으로 댓글 조작이 가능한 데서 비롯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댓글은 기사 못지않게 많이 읽힌다. 제목만 보고 기사는 읽지 않은 채 바로 댓글창으로 이동하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다. 그만큼 상단에 노출된 댓글은 여론 형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댓글 조작 세력들이 노리는 바다.
네이버와 다음 등은 ‘1일 댓글 작성 개수 제한’ 등 시스템 개선을 통해 댓글 조작 가능성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포털이 새로운 차단 장치를 도입하면 이를 뚫어버리는 새로운 기법이 바로 등장한다. 매크로 프로그램과 불법으로 수집된 아이피(IP)를 동원한 드루킹 댓글 조작 일당의 수법에 네이버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포털들은 기술적 대응에 앞서 댓글 운용방식의 투명성과 책임성부터 강화해야 한다. 먼저 지금과 같은 ‘손님 끌기식’ 댓글 운용방식을 손봐야 한다. 현재 네이버는 ‘순공감순’이나 ‘공감비율순’으로, 다음은 ‘추천순’으로 댓글을 보여주고 있다. 인기 순위별 노출 방식이다. 누리꾼들의 호기심을 최대한 자극해 오래 머물도록 하려는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댓글 조작의 부작용을 낳는다. 댓글 조작 세력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손님 끌기식 댓글 운용방식은 폐기하는 게 마땅하다.
지나친 익명성 보장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실명제 도입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댓글 작성자 등급제 도입 등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는 별개로, 네이버와 다음은 오염된 댓글 문화를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포털로 뉴스를 보는 이용자가 전체의 77%에 이른다. 영향력이 큰 만큼 책임감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