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5일 댓글 정책 개편 방안을 내놓고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네이버가 댓글 조작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나온 대응인데,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내용이다. 네이버 경영진의 안이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보여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번 개편 방안의 핵심은 과다하게 댓글을 다는 사용자들의 폐해를 막기 위해 댓글 수를 제한하고 시간 간격을 도입한 것이다. 가령 하루에 기사 1건당 3개까지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지금까지는 1개 아이디(ID·계정)로 쓸 수 있는 댓글이 20개였으며 기사 건당 제한은 별도로 두지 않았다. 근본적 대책과는 거리가 먼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계정당 공감·비공감 수를 하루 50개까지로 제한하고, 추가 댓글 작성 및 공감·비공감 클릭 때 시간차를 넓힌 것도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댓글 조작 사태의 재발을 막겠다는 최소한의 의지라도 갖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드루킹 등 댓글을 조작하는 이들이 매크로(동일 작업 반복 프로그램) 따위를 활용해 불법으로 다수 계정을 동원한다는 점에 비춰, 댓글 수 제한으로 거둘 수 있는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댓글, 공감 클릭에 시간차를 두는 것도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얼마든지 피해 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네이버는 댓글 정렬기준 개선 등 추가 대책을 5월에 내놓겠다고 예고했지만, 아웃링크(뉴스 클릭 때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 직접 연결되는 방식) 전환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네이버가 이처럼 반쪽짜리 대책을 내놓은 것은 포털 본연의 역할보다는 ‘댓글 장사’에 치중하는 기존의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고 있어서다.
그동안 네이버는 뉴스 배치 조작이나 검색어 삭제 등 사회적 파문이 일 때마다 전문가들로 외부위원회를 만들어 근본적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어물쩍 넘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도 ‘세월이 약’이라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비판 여론의 강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뿐 아니라, 정치권 일부에선 법 개정을 통해 규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외부 규제의 정당성만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