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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북-중 정상회담, ‘한반도 평화’에 건설적 기여 하길

등록 2018-06-19 18:28수정 2018-06-19 18:5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3월25일 이후 3개월 사이에 벌써 세 번째다. 그 사이 두 차례 남북 정상이 만났고 지난 12일에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북-미 관계가 ‘대결’에서 ‘대화’로 대전환을 이루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의 요구가 서로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3월 이후 무려 여섯 차례나 정상외교에 나선 것은 동북아 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주는 행보라고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우선 미국과 중국 사이 북한식 균형외교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이 3월 북-미 정상회담 결정 뒤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4·27 남북정상회담 뒤에도 다롄에서 다시 북-중 정상회담을 한 것을 보면, 국제관계에서 나름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방중도 그런 차원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비핵화-체제보장’ 담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지렛대로 삼음으로써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계산했을 것이다. 비핵화 이후의 북한 체제보장을 확실히 하려면 중국과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법하다.

북-중 관계 강화를 원하는 중국으로서도 김 위원장의 방중은 반가운 일이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이 보증인이자 중개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결코 해로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북-미 대결이 격해지던 시기에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병행)을 해법으로 제시해왔다. 지난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19일 프리덤가디언 훈련 중단 결정으로 중국이 주장해온 해법이 현실성이 있음이 입증됐다고 할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이상, 여기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또 북한도 중국이라는 우호세력이 버텨줄 때 안심하고 비핵화 과정에 나설 수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중국이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미-중 힘겨루기를 가져오면서 북-미 협상을 꼬이게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다롄 회담에 의혹의 눈길을 보낸 바 있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건설적 역할을 함과 동시에 주변국들의 이런 우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한-중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중국이 북-미 평화 과정의 적극적인 중개자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나아가 미-중 사이에 불거질 수도 있는 갈등을 예방하는 데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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