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마술공연을 관람 하고 있다.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기회 있을 때마다 비준을 촉구해온 정부여당은 다음주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 남북관계 해빙 흐름이 뚜렷하고 북한 핵 문제 해결도 중대 고비를 맞고 있는 만큼 여야가 전향적으로 협의해 비준동의안을 빠른 시일 안에, 가능하면 평양 정상회담 전에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여야 정당 중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곤 대체로 판문점선언 비준에 공감대를 형성한 듯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찬성 입장이고, 바른미래당도 전향적 자세로 돌아섰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7일 “비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먼저 판문점선언 지지 결의안을 채택하고 비준동의안은 모든 정파·정당이 참여하는 방법으로 의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단계적 비준론’인 셈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한 반대라기보다는 신중한 반대로 읽힌다.
바른미래당이나 자유한국당의 경우 당내 세력 간 이견 조정이 쉽지 않겠지만, 판문점선언 비준 문제엔 대국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통해 북한 문제에서 강경 일변도로 치달아 국민 외면을 받았던 과거 모습과 결별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정부여당은 남북 문제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야당을 들러리로만 활용하려 해선 안 된다. 남북 관계나 북핵 문제에 관한 정보를 야당에 충분히 제공하고, 야당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18일의 평양 정상회담에 야당 국회의원들이 함께 가는 문제도 추진하고 있는데, 잘 협의해서 동행할 수 있다면 여야 모두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이번 평양 회담을 계기로 국회 차원의 남북 대화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평양 회담이 열리면 남북이 올 한 해에만 세 차례 정상회담을 하는 등 남북 관계가 큰 전환기를 맞게 된다. 정치권도 이에 부응해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남북의 평화와 번영이 장기간 유지되기 위해선 여야의 초당적 대처가 필수적이다. 판문점선언 비준은 이를 위한 첫 단추다. 여야 정당 모두의 현명한 대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