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후임으로 임명된 노영민 주중국대사가 8일 청와대에서 임 실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임종석 비서실장 후임으로 노영민 주중국 대사를 임명하는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를 했다. 한병도 정무수석 후임에는 강기정 전 국회의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에는 윤도한 전 <문화방송>(MBC) 논설위원이 각각 임명됐다. 비서실장 등 정무·홍보 라인을 교체함으로써 문재인 정부 2기 청와대를 새롭게 짠 것이다.
이번 개편은 1년7개월여간의 문재인 청와대 1기를 마무리하면서 총선 출마자 등을 자연스레 교체하는 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랐던 청와대 공직 기강의 이완 흐름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이어 조만간 내각에서도 총선 출마 장관 등이 교체되는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청와대와 내각 개편을 통해 문재인 정부 2기를 내실 있게 구성함으로써 집권 3년 차 국정에서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
2기 청와대의 특징은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인사를 전진배치함으로써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진용을 갖췄다는 것이다. 집권 중반기를 맞아 문 대통령과 호흡이 맞는 참모들로 정무 라인을 구성함으로써 국정 장악력을 높이고,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노 신임 비서실장은 ‘원조 친문’으로 불릴 정도로 문 대통령과 정치적 고락을 같이해왔다.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19대 국회 이후 줄곧 문 대통령 곁을 지켰다. 강 신임 수석도 호남의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두 사람 모두 3선 의원 출신으로 대야 관계 등에서 중량감을 갖췄다. 윤 신임 수석의 경우 <문화방송> 기자로서 방송 민주화에 앞장선 경력을 높이 산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개편은 문 대통령 측근 중심의 다소 무색무취한 인선이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집권 중반기에 성과를 내기 위해선 청와대의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갈등과 현안을 폭넓게 수렴해서 국정 전반이 물 흐르듯 이어질 수 있는 포용력과 친화력도 매우 중요하다. 일의 성과만 내세워 청와대가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면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청와대가 비록 대통령 참모조직이지만 그 구성원들이 갖는 상징성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이번 개편은 인적 쇄신을 통해 ‘2기 청와대’를 선보인다는 의미는 크지만, 국민에게 참신하다는 느낌을 주기엔 부족해 보인다. 앞으로 2기 청와대는 야당을 비롯한 다양한 정치세력 및 사회 각계각층과 폭넓게 소통하고 대화하는 데 각별히 힘을 쏟길 바란다.
이번 개편에선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 사건의 주무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이 제외됐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도 유임됐다. 조 수석의 경우 사법개혁 등의 과제를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일찌감치 유임이 점쳐졌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청와대 직원의 음주운전 등에 이어 김태우 폭로 사건까지 잇달아 터진 만큼 이번 개편을 계기로 공직 기강을 분명하게 다잡아야 한다.
설 전후로 예상되는 내각 개편에선 좀더 과감하고 포용적인 인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국민의 신뢰를 받을 뿐 아니라 관료들을 움직여 실질적인 정책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사들이 배치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외교안보 라인도 개편해 좀더 중량감 있고 책임감 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 한해 2기 문재인 정부는 안팎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나라 경제를 일으켜 성과를 내야 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도 진전을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선 꼼꼼하고 책임감 있게 일을 추진하되 항상 열려 있는 정부, 국민과 호흡하는 정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