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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5 18:22 수정 : 2019.10.28 14:54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정의만을 말하고 행동하겠다는 초심을 잃었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철희 의원에 이어 두번째다. 어떻게든 국회의원직을 계속 유지하려는 정치 현실에서 ‘초심을 잃게 되면 쫓겨나기 전에 스스로 그만둘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려는 표 의원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다. 정치권 전체가 그의 ‘반성문’에 담긴 의미를 곱씹고, 각자의 방식으로 반성과 참회에 나서길 바란다.

표 의원은 긴 입장문에서 “어쩔 수 없는 언행이었다고 합리화해도, 객관적인 정의·공정에서 벗어나 치우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며 “불출마로 그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우리가 야당 때 그랬던 것처럼 극단적 언행을 동원해 공격했고, 거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내가 내로남불로 보이는 것도 괴로웠다”며 ‘조국 논란’에서 여당 법제사법위원인 자신이 보여준 자기모순적 언행에 대해서도 자성했다.

지난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 1호’로 민주당에 입당한 표 의원은 어린이안전법, 데이트폭력방지법 개정 등 상당한 성과를 냈다. 그가 반성문을 쓴 것에 대해 먼저 청와대와 여당이 깊이 성찰하길 바란다. 정국이 꼬인 데는 자유한국당의 ‘국정 발목잡기’ 탓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책임도 크다. 여권 스스로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표 의원 불출마 선언에 담긴 의미를 각별히 유념하고 좀 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표 의원은 “20대 국회 구성원 모두의 반성과 참회”도 주문했다. 그의 지적이 없더라도 20대 국회의 성적표는 절망적이다. 법안 처리율은 28.6%로 1988년 13대 국회 이후 최악이다. 1만5천건의 법안이 방치된 상태다. 반복된 회의 보이콧, 국회법에 명시한 패스트트랙 저지와 고소·고발, 막말 등 잘못을 모두 나열하기도 힘겹다.

그런데도 여야는 상대를 비난하며 정략에만 몰입한다. 자유한국당은 최근까지도 공천 가산점 논란을 벌였다. 표 의원 불출마 선언을 보며 많은 이들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정치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는 이유다. 여야 정치권은 조국 사태로 불거진 불공정 개선과 세대교체 열망을 실천하는 데 주력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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