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9 18:48
수정 : 2019.10.30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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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1일 ‘타다 프리미엄’ 출시 기자회견에서 이재웅 쏘카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박재욱 브이씨엔씨(VCN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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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1일 ‘타다 프리미엄’ 출시 기자회견에서 이재웅 쏘카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박재욱 브이씨엔씨(VCN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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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와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타다 영업의 적법성 논란이 끝내 법정으로 가게 됐다. 검찰이 28일 타다 운영업체인 브이씨엔씨(VCNC) 박재욱 대표와 모기업인 쏘카 이재웅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면허 없이 임차한 자동차로 운송사업을 했다는 이유다. 검찰은 행위자를 처벌할 때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 규정’에 따라 브이씨엔씨와 쏘카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앞서 지난 2월 서울개인택시조합 전·현직 간부들이 “타다가 불법으로 택시 영업을 하고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의 타다 기소는 우리 사회 전반의 갈등조정능력 부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타다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의 분신이 잇따르는 등 택시업계와 플랫폼 모빌리티 업체 간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법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일차적으로 양보와 타협을 외면하는 양쪽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양쪽의 갈등 중재에 소극적인 정부와 국회에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양쪽의 이해 충돌에 끼여 좌고우면을 해왔다. 국회는 이익집단 간의 충돌을 조정하는 게 소임인데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사태를 방치했다.
검찰의 기소도 성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비록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정부와 택시업계, 플랫폼 모빌리티 업체들이 택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이런 마당에 검찰이 서둘러 기소를 해, 대화 노력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앞서 경찰은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새로운 사업의 등장에 따른 갈등에, 사회적 논의를 건너뛴 채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운 시도 자체를 봉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검찰의 타다 기소는 매우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 사회적 논의가 무르익을 때까지 법의 개입은 가급적 자제하는 게 옳다.
타다를 비롯한 플랫폼 모빌리티 서비스가 과연 혁신적이냐를 두고선 평가가 엇갈린다.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4차 산업혁명 진전에 따라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들이 앞다퉈 등장할 것이다. 택시업계만 해도 머지않아 타다 수준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도입 등 거대한 변화가 밀려올 것이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반면 새로운 사업의 등장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기존 사업자들의 고통과 반발은 더욱 커질 것이다. 기존 사업자들의 생존권 보장은 혁신 못지않게 중요하다.
어려운 길이지만 양보와 타협을 통한 상생·협력 말고는 헤쳐나갈 방법이 없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갈등이 커질 때마다 검찰이 개입하고 법정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 과정에서 갈등 조정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런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우리는 변화의 흐름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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