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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또 실탄 발사, 홍콩 경찰의 ‘강경진압’을 규탄한다

등록 2019-11-11 21:00수정 2019-11-12 02:11

홍콩 경찰이 11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시위 참가자의 가슴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 사진은 <큐피드 뉴스>의 화면. AFP 연합뉴스 2019-11-11
홍콩 경찰이 11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시위 참가자의 가슴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 사진은 <큐피드 뉴스>의 화면. AFP 연합뉴스 2019-11-11

11일 홍콩 시위 현장에서 2명이 경찰 총탄에 맞아 쓰러졌고 이 중 1명은 생명이 위태롭다고 한다. 홍콩에서 시위 참여자가 경찰 총탄에 맞은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목격자들은 실탄을 발사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경찰이 총격을 가했다고 말한다. 시위대의 생명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홍콩 경찰의 과잉대응을 우려하며, 즉각 강경진압을 중단하길 촉구한다.

지난달에도 홍콩 경찰은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한 적이 있는데, 당시는 그나마 시위대가 각목 등을 휘두르며 경찰을 몰아붙이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경찰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이라 보기 어렵다. 영상을 보면, 현장에서 경찰이 시위 참여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다른 시민이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1발 쏜 뒤 또 다른 시민을 향해 실탄 2발을 발사했다. 총에 맞은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그중 1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한다.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경찰이 다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비무장 시민에게 총구를 겨눈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

홍콩 경찰의 강경대응이 지난달 열린 중국 공산당의 19기 4중전회 이후 뚜렷해지는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4중전회 이후 첫 주말시위가 열린 지난 2일엔 무려 200명이 넘는 시위 참가자를 체포했고, 이틀 뒤엔 홍콩과기대 2학년생이 최루탄을 피하려다 주차장에서 떨어져 숨졌다. 홍콩 시위 사태의 첫 희생자다. 그러나 그 뒤에도 경찰의 강경진압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찰 간부가 시위 진압에 나서는 경찰관들에게 “어떤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고 부추기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런 흐름은 중국 공산당 4중전회에서 “홍콩과 마카오의 안보를 수호하는 법률과 제도를 완비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채택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힘을 실어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중국 정부가 홍콩 사태 악화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유다.

강경진압은 그 자체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시위대를 자극해 상황을 통제불능의 상태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 송환법 반대로 불붙은 홍콩 시위는 벌써 6개월째 이어지며 전례없이 장기화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진상조사위 구성 등을 요구하는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우선 강경진압 방침부터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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