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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저소득층 ‘소득 증가’, 복지정책만으론 한계 있다

등록 2019-11-21 18:44수정 2019-11-22 02:37

생계 수단으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생계 수단으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저소득층 소득이 모처럼 증가하면서 소득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487만7천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7% 증가했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이 4.3% 증가한 게 눈에 띈다. 1분위 소득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감소하다가 2분기에 0%(정확히는 0.04% 증가)로 감소세가 멈췄고, 이번에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1분위와 5분위의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이 5.37배로, 지난해 3분기(5.52배)보다 0.15배 줄었다. 2015년 이후 계속 확대되던 소득 격차가 4년 만에 좁혀진 것이다.

1분위의 소득 증가는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에 힘입은 바 크다. 근로장려금(EITC)과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지난해 3분기보다 19.1% 증가했다. 공적이전소득은 가구 소득의 절반(49%)을 차지한다. 정부 지원이 저소득층 소득을 늘리고 소득 격차를 줄이는 데 결정적 노릇을 한 것이다.

그러나 1분위가 일해서 버는 소득은 여전히 뚜렷한 개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분위의 근로소득은 6.5% 감소하고 사업소득은 11.3% 증가했는데, 통계청은 경기 부진 탓에 자영업자 가구가 소득이 줄거나 아예 장사를 접어 1분위로 내려앉고 근로자 가구가 2분위로 밀려 올라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들이 하위 계층으로 밀려나는 ‘가구 이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체감경기가 너무 나쁘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가계동향 조사 결과와 관련해 “소득주도성장 정책 성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은 다소 성급한 판단으로 보인다. 소득은 복지정책으로 지원받는 소득과 일해서 버는 소득 두 축으로 구성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일해서 버는 소득은 여전히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득주도성장은 두 축이 함께 작동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정부는 마땅히 복지정책 강화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해서 버는 소득이 증가하려면 무엇보다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 정부가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때다.

▶ 관련 기사 : 근로장려금·기초연금…분배 강화에 소득 격차 줄었다

▶ 관련 기사 : 문 대통령 “소득주도성장 정책 효과 분명히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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