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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일 합의’ 아전인수 왜곡 말고 성실히 교섭 응해야

등록 2019-11-24 19:50수정 2019-11-25 02:39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일본 나고야관광호텔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나고야/연합뉴스 2019.11.23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일본 나고야관광호텔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나고야/연합뉴스 2019.11.23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유예’ 결정 이후 한-일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 뒤 “다음달 말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때 한-일 양자 간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일본 쪽과 조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일본의 수출규제와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에 대한 포괄적 해법 모색의 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국내에선 정부가 애초부터 한-일 정보협정 종료 카드를 꺼내 든 것이 무리수였고 결국 일본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얻어낸 것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선 정부로서도 정보협정 카드가 미국의 관여를 유도해 일본을 대화로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항변할 만한 대목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이런 혹평을 잠재우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번에 열린 한-일 간 대화 창구를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중단 등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그렇지만 한-일 정부가 24일 양국 간 합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건 안타까운 일이다. 청와대는 이날 “일본이 합의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견강부회했다”고 강력히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고위관리들이 정보협정 종료 유예와 관련해 “우리는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며 “일본의 퍼펙트 게임” “한국의 굴복” 등으로 표현했으며, 한-일 대화에도 “협의엔 응하겠으나 타협하진 않겠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보도 등을 겨냥한 것이다. 이런 날 선 대립은 앞으로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아베 정부는 국내 정치적 이득을 위해 ‘언론 플레이’를 할 게 아니라 한-일 외교 현안에 진지하게 나서야 한다. 청와대도 맞대응으로 사태를 더 키우기보다는 차분히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어떻든 한·일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은 양국이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일이 수출규제 문제 협의 등을 위해 국장급 대화 재개에 합의했지만, 난마처럼 얽힌 한-일 관계 문제를 실무급 차원에서 풀어낼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실질적인 관계 개선을 위해선 정상회담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한·일 양국은 어렵게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만큼, 진지하고 유연한 실무협의를 거쳐 경색 국면 타개의 해법을 모색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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