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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불붙은 ‘기본소득 논쟁’, 바람직한 방향 잡으려면

등록 2020-06-08 18:18수정 2020-06-09 11:09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 등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 등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안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기본소득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일 “기본소득 문제를 검토할 시기”라고 밝힌 데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찬성,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본소득보다 전국민 고용보험이 정의롭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취지를 이해한다”며 “찬반 논의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통합당 출신의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기본소득제는 사회주의 배급제”라고 반대했다. 기본소득 논의가 진보와 보수를 넘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기본소득제는 모든 국민에게 재산이나 소득 등과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일정액의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일회성이며 가구 단위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과는 차이가 크다. 애초 기본소득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 배경에는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 진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있다. 기본소득제 도입 논의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기본소득제를 당장 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무엇보다 막대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국민 한 사람당 월 10만원씩만 지급하려 해도 연간 60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 4·15 총선 대표 공약으로 기본소득제를 내건 ‘시대전환’은 월 30만원 지급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책정된 예산은 14조2천억원이었다.

기본소득제는 기존 복지제도의 재조정과 맞물린다. 기본소득제의 취지에는 여러 명목으로 지급되는 각종 복지 서비스를 기본소득으로 통합해 행정상의 비효율성을 절감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럴 경우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등을 받고 있는 계층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이 역시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사회안전망의 허점을 찾아내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권에서 기본소득제를 고리로 모처럼 ‘정쟁’이 아닌 ‘정책 논쟁’을 시작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정치권의 논의를 넘어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 전문가들을 아우르는 공론화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 기본소득제가 기존 복지망은 물론 플랫폼 경제를 중심으로 한 성장 담론에 끼칠 영향이 클 것이란 점에서도 전체 사회의 합의를 끌어모으는 논의의 장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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