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의사단체, 파업 대신 지역의료 강화에 지혜 모아야

등록 2020-08-05 18:13수정 2020-08-23 13:2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둘째)이 지난달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대 정원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 당정협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둘째)이 지난달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대 정원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 당정협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부터 10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4천명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의 파업 예고일(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14일 총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5일 보건복지부는 “의사 부족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의사단체들의 요구에 선을 그으면서도, 의협이 요구한 ‘(가칭) 보건의료발전협의체’ 구성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의협이 협의체 구성 전 의대 정원 확대 계획부터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의료계 파업으로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빈틈없이 대비하고, 실제 피해가 발생하면 엄중하게 조처해야 할 것이다.

국민 10명 중 6명꼴로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고 있는데도 의사들이 국민 건강을 볼모로 파업을 강행한다면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우리나라 의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에 턱없이 모자랄 뿐 아니라 경북, 충남 등은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1.5명 수준으로 서울의 절반에 불과하다. 극심한 지역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의료 인력 증원은 불가피하다.

보건의료단체와 시민사회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면서도 정부안이 ‘지역 공공의료 강화 대책’으로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하는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게 지역의사 의무복무 기간(10년)이다.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자고 장학금까지 줘가며 지역 의대생을 길러도 수련의, 전공의 등의 과정을 마친 뒤 4~5년만 근무하면 되는 건 문제의 소지가 크다. 또한 기존 지역 의대 정원을 늘리는 식의 정부안이 공공의료 강화에 얼마나 기여할지도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권역별로 공공 의대를 신설해 맞춤형 공공의학 교육을 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제언한다. 부족한 지역 의료 인프라를 강화하지 못하는 의료 인력 양성은 지금도 과열된 병원 간 경쟁만 부추기게 될 것이다. 정부는 시민사회의 우려에 귀 기울여 현재 안을 재검토해야 한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 조사’를 보면, 의사들의 월평균 수입은 1342만원으로, 일반 노동자의 5배가 넘는다. 의료 인력 확대를 무조건 거부하는 의사들의 주장은 국민에게 의료의 공공성을 포기한 ‘밥그릇 지키기’로 보일 뿐이다. 의사단체들은 명분 없는 파업의 철회를 선언하고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