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첫 정상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2일 첫 정상 간 통화에서 북핵 문제, 한-미 동맹, 코로나19 대처, 기후변화 대응 등 네가지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청와대는 두 정상이 북핵 문제 해결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첫 통화에서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 등 핵심 현안에 공감대를 이룬 것은 의미가 크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멈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바이든 당선자가 미국 재향군인의 날인 11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바이든 당선자는 전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정상과 한 통화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훼손한 글로벌 동맹을 재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로 간주하고 상식을 넘는 규모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다. 바이든 시대에는 한-미 관계를 훼손하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반면 미-중 관계에선 바이든 당선자 역시 중국 압박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자는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서 핵심축(린치핀)”이라고 말했다. 일본·오스트레일리아 정상과의 통화에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 문제를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중국 전략을 면밀히 살펴 치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 한·미 두 나라 정부는 정상 간 통화에서 확인된 공감대를 바탕으로 주요 현안의 구체적 해법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동맹의 바탕은 믿음이고 믿음은 상호존중에서 나온다’는 점을 바이든 정부에 각별히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