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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의당 속인 민주당, ‘전속고발권 폐지’ 돌려놔라

등록 2020-12-09 19:19수정 2020-12-10 02:46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공정거래법 개정안)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공정거래법 개정안)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일 밤 정의당의 협조를 얻어 국회 정무위원회 안건조정위를 통과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법안(공정거래법 개정안)을 9일 새벽 전체회의에서 뒤집었다.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들은 조정위에서 의결한 안과 달리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수정안을 단독 처리했고 이날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의 행태는 최소한의 정치 도의조차 저버린 기만행위다. 민주당이 안건조정위에서 공정거래법을 처리할 수 있었던 건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전속고발권 폐지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여야 동수로 구성된 조정위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배 의원이 동의하지 않았다면,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최장 90일 동안 정무위에 묶여 있을 뻔했다. 그런데 정의당의 협조로 법안을 처리한 지 1시간 만에 민주당은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는 수정안을 내고 이를 의결한 것이다. 민주당이 애초부터 이럴 계획이었다면 정의당에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어야 한다. 정의당의 반대를 우려해 숨긴 것이라면 집권 여당이 야당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나 다름없다. 오죽하면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아치가 아니면 이럴 수가 있는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격분했겠는가.

민주당이 내놓은 해명도 어처구니없다. 처음엔 검찰개혁을 이유로 들었다.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 수사가 가능하도록 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면 검찰 권한이 강화된다는 주장인데, 설득력이 떨어진다. 검찰 수사로 불편해지는 건 국민이 아닌 불법을 저지른 기업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뒤늦게 “경제계의 많은 요구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엔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일부 개혁적인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전속고발권 폐지를 전례 없는 꼼수를 부려 무산시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비판이 쏟아져 나왔고, 본회의 표결에서 민주당 의석보다 적은 142표의 찬성밖에 얻지 못했다. 민주당은 더 이상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지 말고 잘못을 스스로 바로잡기 바란다. 먼저 정의당에 공개 사과하고,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다시 만들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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