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 찬반 투표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엄중한 코로나 비상시국에 지인들과 모여 와인을 마시는 사진을 공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7일 식사 모임을 찍은 사진을 나흘 뒤인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런 분별없는 행동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생각을 못 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윤 의원이 식사 모임을 한 7일 바로 전날 정부는 코로나 대유행을 꺾기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8일부터 2.5단계로 올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 11일은 신규 확진자가 ‘3차 유행’ 이후 가장 많은 673명을 기록하면서 정부가 “확산세가 계속되면 3단계 상향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밝힌 날이다. 많은 시민들이 방역에 협조하기 위해 큰 불편을 감수하면서 일상을 멈추던 때에 집권 여당 국회의원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건배를 하는 사진을 올린 것이다. 시민들이 느꼈을 허탈감과 분노가 어땠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윤 의원은 사진에 “길 할머니 생신을 할머니 빈자리 가슴에 새기며 우리끼리 만나 축하하고 건강 기원”이라는 글을 달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생신을 축하하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13일 올린 사과문에선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길 할머니의 94번째 생신날 지인들과 식사 자리에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나눈다는 것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 됐다’고 해명했다. 그냥 진솔하게 사과하면 될 일을 길 할머니까지 내세워 군색한 변명을 한 것 또한 부적절한 일이다. 윤 의원은 현재 정의기억연대 활동과 관련한 위법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물론 혐의가 사실인지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윤 의원이 재판 당사자로서 자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민심을 돌아서게 한다. 민주당은 윤 의원 개인의 잘못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당 전반의 자세를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