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유엔 전문가들도 경고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록 2021-03-12 19:00수정 2021-03-12 19:04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노동환경연구소, 두레생협연합, 여성환경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에 쌓인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방출 계획을 추진하는 것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노동환경연구소, 두레생협연합, 여성환경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에 쌓인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방출 계획을 추진하는 것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유엔 전문가들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오염수를 방류하려는 일본 정부에 경고를 보냈다. ‘인권과 건강권’ 등을 관할하는 유엔 특별보고관 5명은 11일 성명을 내어 “후쿠시마 제1원전에 남아 있는 오염수는 환경과 인권에 중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원전 오염수 태평양 방류는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을 담은 편지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이들은 “핵연료가 용융된 원자로 내부로 유입되는 지하수가 계속해서 오염되고 있다”며 “오염수가 초래할 위험과 그 폐기의 영향을 둘러싼 불투명성, 결정 과정에서 대중의 참여 부족은 이에 영향을 받을 사람들을 실망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안팎의 원전 전문가들이 줄기차게 지적해온 바와 다르지 않다. 또 이들은 “피폭을 방지해야 할 지속적인 의무가 일본에 있다”며 “무엇보다 어린이와 취약계층의 방사능 노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내 고준위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방류하겠다고 했지만, 도쿄전력 자료를 보면 처리된 오염수 가운데 기준치를 통과한 건 30%에 불과했다. 저준위 방사성물질이지만 위험성 논란이 있는 삼중수소뿐 아니라 극소량만으로도 치명적인 세슘, 스트론튬 등 고준위 방사성물질까지 검출됐다. 이런 오염수가 방류되면 해양 생태계를 넘어 인간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게 불 보듯 뻔하다.

국제사회의 이런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 정부는 11일 한국, 중국 등을 겨냥해 일본 식품 수입 규제를 철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세슘이 검출됐지만, 일본 정부는 “특이한 사례”라고 둘러댔다. 방사능 피폭 문제는 모른 척하면서 자국 식품에 대한 개방 압력을 노골화하려는 태도는 적반하장이다. 국제사회의 공분만 더 높일 뿐이다.

지난 6일 후쿠시마를 방문한 스가 총리는 “적절한 시기에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처분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문제를 자국민과 인접 국가뿐 아니라 전세계가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걸 명심하고, 국제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책임감 있는 방식’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