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지명절차에 대한 한나라당의 문제제기로 7일 오전 전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한 채 정회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헌재소장 인사청문위원 평가 여야 ‘극과 극’
열린우리 “능력 갖춰”…한나라 “코드인사 전형”
‘절차 적법성 시비’로 이틀째 파행…오후에 속개
열린우리 “능력 갖춰”…한나라 “코드인사 전형”
‘절차 적법성 시비’로 이틀째 파행…오후에 속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7일 이틀째 파행을 겪은 가운데, 여야 인사청문위원들은 전 후보자에 대해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표결 통과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국회는 8일 오전 전 후보자에 대한 마지막 인사청문회를 연 뒤, 오후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표결처리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표결에 대비해 이날 외유중인 의원들에게 급거 귀국령을 내렸다. 특위 위원장인 최용규 의원은 “헌재소장으로서 능력과 학식이 탁월하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우윤근 의원은 “시대변화에 부응해야 하는 헌재소장의 의미를 감안할 때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후하게 평했다. 최재천 의원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온건 중도적인 태도를 견지했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위원들은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되는 ‘코드 인사’의 전형이라며 대부분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엄호성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서 각하 의견을 내는 등 정치적으로 치우쳐 헌재소장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김재경 의원도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과 재판의 독립성을 지킬 만한 자격과 소신이 매우 미흡하다”고 인색하게 평가했다.
이와 달리 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전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은 손색이 없지만, 임명과정에서 청와대의 뜻을 따른 것을 보면 헌법 수호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사법연수원 시절 전 후보자가 자신의 지도교수였던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도 인준 여부에 관해 확답을 피했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은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 298명 가운데 열린우리당 소속은 142명이고 한나라당 126명, 민주당 11명, 민주노동당 9명, 국민중심당과 무소속 각각 5명 등이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은 반대 당론을 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 민주당 등 다른 정당들의 선택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반대와 자유투표를 놓고 고민하고 있고, 민주노동당은 찬성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는 한나라당이 청문회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싸고 당내 의견이 갈려 오후 2시에야 시작했다. 한나라당 인사특위 위원들은 애초 이날 오전부터 청문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부분의 최고위원들이 “청문회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면 먼저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해 혼란을 겪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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