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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신 차관, 박래부 이사장 퇴진 압박 ‘대화록’ 전문

등록 2008-07-29 09:46수정 2008-07-29 09:52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간부들이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 등으로 퇴진을 종용한 ‘외압 일지’ 전문.

(1) 2008. 3. 7(금) 오후 6:30 광화문 교보빌딩 1층 식당 애브뉴에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만나자고 전화해서 둘이 만남. 그의 취임 5일째 되던 날.

 

 신: 입장에 대해 알고 싶다.

 박: 언론과 언론재단은 그 특성상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 받아야 한다.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이다. 문화부에서 언론재단과 신발위, 지발위, 신문유통원의 통폐합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민간재단(언론재단)과 법정기구인 세 기관을 통폐합하는 것은 법적 뿌리가 다르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모순되며 오류다. 그리고 신2차관은 홍보 분야 담당이고, 미디어 분야는 제1차관 관할이 아닌가.

 신: 그렇지만 미디어 분야는 내가 관할하기로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었다. 사실은 업무 외적인 얘기를 하려 한다. 자리에 대한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 일요일 오전까지 전화해 달라. 오후에는 얘기를 해줘야 한다.


 박: 지금까지 신 차관과 한 얘기 외에 더 할 말이 없다. 별도의 전화를 하지 않겠다. (7:15 끝남)

 

 (2) 3. 9(일) 집으로 전화가 와서 3. 10(월) 오후 7시 애브뉴에서 둘이 만남.

 

 신: 재단의 이사 자리를 모두(이사장과 이사 3명) 비워 달라. 태생적 문제와 상징성 때문에 그냥 둘 수가 없다.

 박: 1980년 전두환 정권에 의한 강제해직 때가 생각난다. 정치적으로 부담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얘기를 언론에 공개하여 공론화할 수밖에 없다.

 신: 공개하면 나는 사실을 부인할 것이다.

 박: 나는 공개하고 신차관은 부인한다?

 신: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안다. 그러나 여러 가지로 압력을 넣을 수 있다. 가서 이사들에게 전하라.

 박: 물론 전하고 상의할 문제다. 나는 나의 진퇴문제에 대해 자신뿐 아니라 여러 사람, 여러 기관과 단체에도 책임을 느낀다. 물론 정부가 바뀌었으니 지휘감독을 받는 문화부에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그것에는 또한 언론지원기관으로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 받아야 할 선이 있다고 본다.

 신: 이 일은 내가 오기 전에 정해진 일인 것 같다. 이 일은 언론계 거물들과는 관련이 없다.

 박: 거물들은 무엇에 관심이 있나?

 신: 예를 들면 KBS 사장 같은 것이다.

 박: 자리가 하난데?

 신: 그 밑에 이사직들도 있다.

 박: 재단은 언론지원기관일 뿐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기관이 아니다. 다시 생각해 보라.

 

 *신차관의 압력은 그가 만난 사실을 부인하겠다고 말한 것과, 언론계에서의 개인적 관계도 있어서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음.

 

 (3) 5월 13일 오후3시 최광범 언론재단 기획실장의 긴급보고

 

 최: 오전에 이정우 문화부 미디어 정책과 과장이 만나자고 해서 만났다. 정부 광고 전면 개방하면 언론재단에는 어떤 영향이 오나. 또 중앙정부와 지자체 말고 다른 공공기관광고 개방하면 어떤 사업 줄여야 하나. 또 재단이 위임 받아 하고 있는 프레스센터 12~20층 운영권 취소하면 어떤 사업 줄여야 하나. 이런 점들을 내일까지 A4 용지 두장으로 보고해 달라고 했다.

 박: 말하는 목적이 무엇 같은가?

 최: 그 부분을 물었더니 재단 압박용 같다고 했다. 재단 이사장 사퇴압박용이라는 것이다. 사원과 임원진을 이간시키자는 목적 같다. 그러나 이번 얘기는 중대하기 때문에 몇 간부 외에도 노조에도 알려야 한다.

 박: 보고서 낼 것도 없이 우리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가 될 것이다. 구두로 말해 줘도 된다. 그리고 재단 업무와 별개이고, 목적이 뻔한 보고서를 기한에 맞춰 만들어 줘야 하나? 문화부가 나와 이사들 쫒아내려고 46년 언론재단의 역사를 파괴한다는 것 아닌 가?

 최: 4시에 김영욱 실장, 장금식 본부장 등과 이와 관련해 회의를 하기로 했다.

 

 오후 5시 넘어 최실장 다시 보고

 

 최: 5시 넘어 김기홍 정책관이 전화했다. 내게 “직원대표로 이사장에게 용퇴를 건의해 달라”고 했다. 앞의 이 과장이 요구한 보고서는 필요 없다.

 박: 알았다.

 

 다음날(14일) 9시 30분 임원회의 (이사 4명과 최실장)

 

 박: 사퇴에 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 “언론재단은 독립성과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할 언론지원기구다. 기관장에게 사퇴압력을 넣는 것은 부당하다. 때가 되면 거취문제를 명확히 밝히겠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지금처럼 부당하고 비신사적인 방식으로 사퇴압력을 계속 넣는다면 신차관의 압력, 어제의 정부광고개방 및 프레스센터 운영권 철회 등 비열한 압박을 언론에 공개하고 전면적으로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다.” 최 실장은 이 입장을 김 국장에게 정확히 전달하라.

 최: 아니, 김국장이 이사장과 내일 점심을 같이 했으면 한다고 전해왔다.(만날 필요가 있나?고 말했지만, “만나보기는 하라”는 견해도 있어서 만나기로 했다.)

 

 15일 12:00 종로1가 송전 식당에서 둘이 만남.

 

 박: 얘기는 잘 들었다. 신 차관과 김 국장의 업무영역이 다른 것 아닌가?

 김: 나는 제1차관 회의에는 공식적으로 들어가고, 제2차관회의에는 비공식적으로 들어간다. 들은 대로 보고하겠다.(전하겠다는 내용 중에 “언론재단은 독립성과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할 언론지원 기구다. 기관장에게 사퇴압력을 넣는 것은 부당하다. 때가 되면 거취문제를 명확히 밝히겠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부분은 전하겠다고 말하고 “지금처럼 부당하고 비신사적인 방식으로 사퇴압력을 계속 넣는다면 신차관의 압력, 어제의 정부광고 개방 및 프레스 센터 운영권 철회 등 비열한 압박을 언론에 공개하고 전면적으 로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음.)

 

 같은 날 저녁 6시 최실장의 보고

 

 최: 김 국장이 전화해서 “최 실장이 알아서 예민한 문제를 잘 조정하고 처리하라” 고 했다.

 

 (4) 7월15일 오후 3시 넘어 이정우 문화부 미디어 정책과장이 사전 연락 없이 방문

 

 이: 새 정부 아래서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박: 누구의 지시로 온 것이냐?

 이: 인사과의 방침에 따라 온 것이다.

 박: 이과장도 보았듯이 나는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는데 인사과의 지시로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온당한 것이냐?

 이: 문화부가 그렇게 허접한 기관은 아니다.

 박: 언론계 동료 중에 ‘정부에 의해 강제로 쫓겨나기 전에 순순히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재단의 언론지원업무가 멀쩡하게 작동되고 있는데, 언론을 지원·발전시켜야 할 문화부가 더 이상 재단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이: 내가 온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4일 오후 문화부 나기주 서기관이 재단의 광고본부 정봉근 영업1팀장을 부름

 

 나: 재단의 기타기관에 대한 광고대행업무를 중단시키는 공문을 내려 보내려 한다.

 정: 그러나 우리에게 오는 기타기관의 광고는 종전처럼 그대로 하겠다. 이런 조취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나: 다목적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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