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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김태영 국방장관, 군 전역 1시간뒤 취임
‘국방문민화 후퇴’ 상징하는 듯…

등록 2009-09-23 22:03수정 2009-09-23 22:03

23일 오전 8시. 서울 용산 국방부 연병장에서는 김태영 합참의장 이임식과 전역식이 열렸다. 그는 이날 41년 동안의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1시간 뒤인 오전 9시 국방부 대강당에서는 제42대 김태영 국방장관 취임식이 열렸다. 김태영 장관은 합참의장 이임식 때 입었던 국방색 육군 정복을 벗고 검은색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는 오전 10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장을 찾는 것으로 국방장관으로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 장관은 국회 청문회 때 장관 후보자 가운데 유일하게 비리 의혹이 제기되지 않은 ‘무결점 장관’이다.

하지만 김 장관이 전역한 지 1시간 만에 국방장관에 ‘번개 취임’한 것은 그동안 어렵게 진행된 국방문민화의 후퇴를 상징하는 단면으로 비친다. 한국에서는 전역 1시간 만에도 국방장관에 취임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현역 군인은 전역한 지 10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에 임명될 수 있도록 국가안전보장법에서 명시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이른바 선진국에서는 국방문민화는 법률과 제도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참여정부 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 발탁이 거론될 정도로 진전됐던 국방문민화 논의는 이명박 정부 출범 뒤 가뭇없이 사라졌다. 지난달 국방예산을 둘러싼 이상희 전 장관 편지 파문 때 ‘하극상’ 논란은 국방문민화 후퇴를 보여준다. 당시 장·차관의 보고체계 혼선을 하극상으로 보는 국방부 내부의 인식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방부는 명령과 지휘복종이 있는 군부대가 아니라 행정부의 정책부서이기 때문이다.

국방부 당국자들은 남북 대치의 특수성을 들어 군을 잘아는 군인이 국방정책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논리라면 생명을 직접 다루는 의사들이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보건정책을 전담해야 한다.

국방장관은 고유의 임무와 구실이 있지만, 군의 대표자가 아니라 총체적 국정운영을 맡는 국무위원이다. 현역 시절 능력과 합리적 균형 감각을 갖췄다는 호평을 받아온 김태영 장관이 군에 대한 문민통제의 원칙에 충실하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국방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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