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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노원구의 과거시험
인사청탁 물렀거라

등록 2012-03-07 21:22수정 2012-03-07 22:31

5급사무관 승진 논술시험
성균관 유생 ‘알성시’ 재현
7일 오후 2시25분 서울 상계동 노원구청 3층 정보화교육장. 사무관(5급) 승진 심사 대상인 이 구청 6급 공무원 12명이 대입 수능시험을 보는 수험생처럼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노원구는 2010년 6월 이후 공무원 승진 심사 때마다 논술시험을 통해 승진자를 뽑고 있다. 승진이 개인의 능력보다 연공서열이나 인사권자와의 지연·학연에 좌우돼온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박화순(57) 자활지원과 주거복지팀장은 시험 시작 직전까지 전날 밤 사무실에서 밑줄을 그어가며 되풀이해 읽었던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의 요점을 연신 되새겼다. 이번이 두번째 5급 승진 심사라는 박 팀장은 “답안 타이핑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손이 다 떨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30분 시험 시작에 맞춰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논술 주제가 적힌 족자를 펼쳐보였다. 조선시대 임금이 직접 성균관 유생을 상대로 문제를 냈던 과거시험 ‘알성시’의 형식을 본뜬 것이다.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한 당면 과제와 이를 위한 조세 및 재정정책 방향’, ‘복지국가 만들기와 지방정부의 역할’, ‘미국 사회에 불황이 반복되는 이유와 이를 극복할 방안’. 승진 대상자들은 김 구청장이 직접 출제한 주제들 중 두 가지를 택해 논술을 써야 한다. 어느새 시험장은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간간이 들리는 나직한 한숨 소리로 채워졌다.

1시간40분 동안 이들이 작성한 논술은 구청 4·5급 간부들로 짜인 심사위원단이 채점한다. 승진 대상자 12명 중 단 3명만 승진하며, ‘장원’의 논술 답안은 구청 전 직원들에게 공개한다. 논술시험과 관련된 필독서는 양극화를 다룬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와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로, 지난달 15일 미리 공지됐다.

김성환 구청장은 “승진시험으로 논술을 치르니 인사청탁에서도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사진 노원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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